국내여행

부천 백만송이 장미원 | 장미에게 배우다 - 시들 날을 미리 슬퍼하지 않는 법

여여한 일상 2026. 5. 26. 19:38

 

이슬비 오는 도당동,

백만 송이 장미가 젖은 어깨를 반짝이며 서 있다.

 

붉은 장미는 제 안의 가장 뜨거운 피를 자랑하고

분홍 장미는 사랑의 본령은 다정한 미소라 속삭이며

노란 장미는 사라진 햇살 대신 스스로 환해진다.

 

향기도, 빛깔도 저마다 다르건만

모두 자신이 가장 아름답다는 듯 피어 있다.

 

누구도 채점관을 기다리지 않는 무대.

장미들은 비가 와도 끝내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.

 

머지않아 낙화의 시간이 온다 한들, 어떠랴.

피어 있는 오늘만큼은

세상의 중심인 양 서 있는 데,

 

장미의 숲을 걸으며 나는 배운다.

시들 날을 미리 슬퍼하지 않는 법을.

 

꽃 중의 꽃은 눈부신 안색이 아니라,

피어 있는 순간만큼은

결코 자신을 의심하지 않는

저 단단하고도 당당한 마음이라는 것을.